연애결혼이든 중매결혼이든 이 세상의 거의 모든 부부는 갈등 없이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연애와 생활은 다른 것이고, 거의 20-30년 이상을 전혀 다른 가정환경에서 지내왔었는데 결혼했다고 갑자기 100% 적응해서 살기는 어렵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부부생활에서 갈등이 있는 것은 누구나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신혼 위기라는 것을 겪기도 하고, 만일 특별히 문제없이 지나갔어도 중년의 위기라는 것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시기를 지낸다고 하여 모든 부부가 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과 지혜로, 때로는 한없는 인내로 위기를 넘기고 황혼을 맞이 합니다.

부부갈등이 심해지면 사람에 따라 부부 상담을 받기도 하고, 별거를 하기도 하고 이혼을 하기도 합니다.

보통 부부 상담을 하는 부부들이 자주 하는 말이 “우리 집안에만 있는 문제인줄 알았더니 다른 부부들도 같은 문제가 있네요. 부부들이 사는 것이 다 비슷하네요.” 하는 말입니다. 우리들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지요. 부부간의 갈등은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세상의 모든 부부들에게 존재하는 것이므로 혼자만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 부부가 다 이혼하는 것도 아닌데 나도 갈등을 극복하고 살아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긍정적인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처한 상황이 단지 나 혼자만의 괴로움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만 더 해보라는 것이지요.

누구든지 이혼문제 때문에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밤잠을 며칠이나 설치고, 아니 몇 년을 보낸 후에 겨우 용기를 내서 오시는 분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이혼을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그것은 죄 없는 자녀들 때문이겠지요.

심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들이 부모의 이혼으로 받는 충격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합니다. 자녀들 나이에 따라, 성숙도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부모의 이혼을 반길 자녀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자녀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봐요?”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또 “아이들 때문에 제가 언제까지나 참고 살아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부모가 상습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로 형사적인 범죄를 저질렀거나, 약물중독이나 정신적 질환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보통 성격차이라든가, 시댁, 처가문제, 경제적인 문제, 부정행위 등으로 이혼하시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꼭 한번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드립니다. 법원에서도 미성년 자녀들이 있는 경우 협의이혼시 3개월의 숙려기간을 두고 있고, 재판상 이혼을 구하는 경우에도 ‘부모교육’을 받게 하는데 그만큼 자녀들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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